지난달 한국 경제의 트리플 감소: 생산, 소비, 투자 모두 하락
지난달 한국 경제는 생산, 소비, 투자 세 부문에서 모두 감소를 기록하며 '트리플 감소' 현상을 보였습니다.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 나타난 현상입니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3.1(2020=100)로 전월 대비 0.7% 감소했습니다.
전 산업 생산 감소세로 전환
전산업 생산은 지난 4월 전월 대비 증가(1.2%)를 기록한 지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1.2% 감소했고, 이 중 제조업은 1.1% 줄었습니다.
반도체(1.8%) 등의 생산은 늘었지만, 기계장비(-4.4%)와 자동차(-3.1%) 등의 생산이 줄어들면서 전체 생산이 감소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전기장비(-18.0%)에서 생산이 크게 줄었습니다.
이는 2차전지 수요가 줄어든 영향으로 보입니다.
반면, 반도체(18.1%)와 의약품(19.3%)에서는 생산이 늘어났습니다.
제조업 출하 및 재고 상황
제조업 출하는 반도체와 의약품에서 늘었지만 자동차와 전자부품 등에서 줄어 전월 대비 0.8% 감소했습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0.2% 증가했습니다.
제조업 재고는 기계장비, 석유정제 등이 늘었지만 전자부품과 1차금속 등이 줄어 전월 대비 0.1% 감소했습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8.4% 감소했는데, 이는 2009년 11월(-14.5%) 이후 14년 6개월 만에 최대치입니다.
특히 반도체 재고가 32.8% 줄어든 영향이 컸습니다.
통계청 관계자는 "반도체 수출이 잘되고 있어서 반도체 재고가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건설업 및 서비스업 생산 동향
건설업 생산은 전월 대비 4.6% 감소했고, 서비스업도 0.5% 감소했습니다.
다만 공공행정 부문은 2.2% 생산이 증가했습니다.
소비 동향: 두 달 연속 감소
5월 소비 동향을 나타내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01.4(2020=100)로 전월 대비 0.2% 감소했습니다.
소매판매는 지난 4월(-0.8%) 이후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부문별로 내구재는 승용차, 가구, 통신기기·컴퓨터 등에서 소비가 늘어 전월 대비 0.1% 증가했습니다.
비내구재 역시 음식료품, 의약품, 서적·문구 소비 증가세에 힘입어 0.7% 늘었습니다.
그러나 의복, 신발·가방, 오락·취미·경기용품 등 준내구재(-2.9%) 소비가 감소하면서 전체적으로 소매판매가 감소했습니다.
설비투자 감소 및 건설기성 동향
지난달 설비투자는 기타운송장비 등 운송장비(-12.3%) 및 정밀기기 등 기계류(-1.0%)에서 투자가 모두 줄어 전월 대비 4.1% 감소했습니다.
설비투자는 지난 3월(-6.2%) 이후 세 달 동안 계속 감소하고 있습니다.
건설기성(불변)은 건축(-5.7%) 및 토목(-1.1%)에서 공사 실적이 모두 줄어 전월 대비 4.6% 감소했습니다.
건축에서는 비주거형과 공장 등을 중심으로 실적이 줄었고, 토목은 고속도로 공사 실적이 감소했습니다.
경제 전문가의 분석과 전망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생산 부문은 수출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소비의 경우 매월 등락을 반복하며 전반적으로 회복세가 더디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또한 "투자는 이번 달에 기저효과가 많이 작용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와 향후 경기 전망
현재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8.8로 전월 대비 0.6포인트(p) 낮아졌습니다.
이는 2020년 5월 1p 하락한 이후 4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내린 것입니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도 100.5로 0.1p 하락했습니다.
공 심의관은 "생산 부문에 기저가 있어서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 혹은 지수의 수준 자체는 괜찮은 편이며, 지출(소비·투자)은 못 따라가는 흐름"이라면서 "경기동행지수는 건설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선행지수는 횡보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트리플 감소 현상은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보여주며, 각 부문별로 더 많은 분석과 대응이 필요합니다.
향후 경기 전망을 주시하며 경제 회복을 위한 다양한 정책적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